13번 죽음 카드. 웨이트 덱의 발간 전에는 이 카드는 이름도 없이 그냥 13번 카드로 불려 왔습니다. 13은 서양에서 죽음이나 이에 준하는 아주 불길한 의미로 쓰여왔습니다. 신기한 사실은 13은 수비학적으로 1+3 즉, 4로 귀결이 되는데 4는 동양에서 죽음을 의미하는 '사'와 발음이 겹친다는 이유로 죽음을 의미해 왔습니다. 하지만 타로카드는 동양문화권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는 않으니 단순이 우연일 뿐이겠지요. 그렇다면 통제와 질서를 뜻하는 4가 어떻게 죽음이 가진 파괴적인 이미지와 연결이 될까요? 통제와 권위를 유지하는 것에는 항상 무력이 뒤따르며 지나치게 어느 한 상태만 고집하는 것은 결국 파멸을 부릅니다. 러시아 왕조의 역사에서 이 두 숫자의 연관성에 관한 예시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의 그림..

매달린 남자는 20세기 초 라이더 웨이트 덱의 출시로 많은 변화를 겪은 카드 중 하나입니다. 기존의 매달린 남자(오른쪽)는 이탈리아의 피투라 인파만테라는 형벌을 기반으로 한 카드였습니다. 도둑이나 배신자, 사기꾼들에게 내리는 벌로 받는 사람과 그의 가족들에게 모욕을 주기 위한 형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집행되거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굴욕을 주기 위한 형벌로써 당하는 자에게는 그렇게 극심한 형벌이 아니었습니다. 이 카드의 원 의미는 고난이긴 하나, 견뎌낼 만한 고난이었습니다. 웨이트와 스미스는 기존에 남자가 매달려 있던 나뭇가지를 기독교의 타우 십자가로 변경하고 남자의 머리에 후광을 그림으로써 희생과 순교의 의미를 추가 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와 형벌, 고난이라는 기존 카..

한 손에는 저울을, 한손에는 칼을 든 정의의 여신이 있습니다. 뒤에는 균형과 권위를 나타내는 두 기둥이 세워져 있네요. 우리에게는 매우 익숙한 도상으로 우리나라의 법원 앞에서도 이 형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림 속 여인은 정의의 여신 디케로, 한 손에 들린 저울은 공정성과 균형을, 다른 손에 들린 칼은 단호한 결단력을 나타냅니다. 저울이 칼 보다 낮은 위치에 들려 있음은 공정성보다 결단력과 단호함이 중요함을 암시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곧게 바로세워진 칼과 흔들리지 않는 저울로 보아 카드 속 여인은 공정하면서도 명확한 판단을 할 것임을 유추 할 수 있습니다. 정의는 특정 행위와 그에 대한 결과, 즉 카르마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다른 정의의 여신들과는 달리 이 카드의 여신은 눈을 가리고 있지 않습니다...

메이저 아르카나의 10번째 카드인 운명의 수레바퀴는 윤회, 운명 그리고 운명의 의미심장한 힘을 상징합니다. 바퀴(wheel)는 굴러가는 것으로 진행이나 이동, 변화라는 의미와 맞닿아있습니다. 숫자 10은 수비학적으로 1과 0의 합으로써 1+0=1 즉, 새로운 시작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마법사나 다른 마이너 카드의 1번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시작은 아니며 이전에 해오던 일들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전 주기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반면에 그냥 1은 이전 역사나 이월이 없는 새로운 시작을 상징합니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당신의 운명이 이전 단계를 마무리 하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그 말은 즉슨 변화가 있었음을 나타냅니다. 바퀴 바깥쪽의 궤도에 알파..

은둔자는 고독과 회고, 그리고 자기 성찰을 의미합니다. 그림을 보면 후드를 쓴 늙은 노인이 지팡이와 등불을 든 채 서 있습니다. 발 밑은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습니다. 상징학에서 오른쪽은 미래를, 왼쪽을 과거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은둔자가 바라보는 방향은 과거이며 과거에 그가 이루었던 생각이나 사회에서 학습한 것들을 돌아보며 성찰하고, 거기에서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그는 랜턴을 들어 길을 밝히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가 눈을 감고 있는것은 그가 찾는 것이 외부 세계가 아닌 내면 세계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은둔자는 사회의 관념이나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 내면의 세계에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내면속에서 답을 찾는 것은 외부에서 찾는 것 보다 훨씬 고되고 힘든 일 일수 있습니다. 그래도..

힘 카드는 약 100년 전 라이더 웨이트의 카드 개편으로 인해 가장 커다란 영향을 받은 메이저 카드 중 하나입니다. 웨이트 카드 이전의 타로 카드에서 힘 카드는 11번으로 원래 8번에는 정의 카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웨이트는 11번이던 힘을 8번으로, 8번이던 정의를 11번으로, 두 카드의 위치를 바꾸어 버렸습니다. 타로 카드의 번호는 단순히 순서를 나타내는게 아니라 전통과 수비학에 근거하여 매겨진 것이기에 카드의 순서를 바꾼다는 것은 많은 의미 변화를 야기합니다. 하지만 8은 수비학적으로 4에 4를 더한것으로 구조와 질서를 넘어 힘과 지배를 나타냅니다. 물론 이러한 지배는 질서와 규율을 통한 것일 것입니다. 따라서 8번에는 정의 카드보다는 힘 카드가 오는 것이 수비학적으로 더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